인지 심리학

인지 심리학 개요

인지 심리학은 넓은 의미로 정의하자면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너무 포괄적이며, 좁은 의미의 인지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환경과 자신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되는가. 그러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여 각종 생활 장면에서의 과제들을 수행하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인간이 지식을 생성하고 활용하는 인지 과정은 두뇌의 물리적 특성에 의해 가능하며, 따라서 인지를 연구하는 인지 심리학은 자연히 물리학이나 생물학, 생리학에서와 같이 실험 및 가설 검증과 같은 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연구하는 과학이다.

 

인지 심리학 연구 배경

마음이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는 물음은 예로부터 반복된 물음이다. 이러한 물음을 던지고 해답을 구하는 노력은 근대에 들어와서야 체계적으로 시도되었고, 그 뒤를 이어 유럽의 철학자들이 인간의 마음에 대한 조직적인 분석을 제기했다. 심리학을 독립된 과학으로 출발시키는 데 크게 공헌한 초기의 과학자는 빌헬름 분트로, 그는 1879년 최초의 심리학 실험실을 창설하고, 철학의 내성법과 물리학과 생리학 등의 실험법을 적용하여 인간 의식의 작용과 구조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이후 왓슨을 중심으로 한 행동주의가 심리학의 대세를 이루었지만, 인접 학문에서 정보 처리적, 인지적 관점의 부상에 힘입어 많은 심리학자들이 행동주의가 간과했던 인간의 인지, 관념, 감각, 사고와 같은 심적 개념들에 과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사이먼과 뉴얼은 단순한 숫자의 조작 기계로만 생각하던 컴퓨터를 더 넓은 목적의 상징 조작 체계로 볼 수 있으며, 나아가 인간의 마음도 컴퓨터와 같이 상징 조작 체계로서 개념화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러한 새로운 생각들은 1956년 MIT에서 개최된 정보 이론 심포지엄을 기폭제로 하여 인지주의 또는 정보 처리적 접근이라는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을 형성하게 되었다.

 

인지 심리학 정보처리 접근법

인지 심리학을 흔히 인간 정보 처리론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인지 심리학자들이 인지를 공부할 때 정보 처리 접근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정보 처리 접근법에서는 정보의 습득, 저장, 인출 및 활용이 여러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고 가정하고, 각 단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단계식 접근법이 발달하게 된 것은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하고, 저장하며, 인출하는 등 사람들의 컴퓨터 활용 방식에 힘입은 바 크다.

 

인지 심리학의 연구 영역

인지 심리학은 마음의 정보 처리와 관련된 모든 고등 정신 과정에 대한이해와 설명을 다루며, 인지 과정은 환경의 정보가 감각 기관에 입력되어 행동으로 출력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각각의 과정은 독립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지만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인지 심리학의 연구들은 이러한 하위 인지 과장들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서로 어떤 상호관계를 이루어 인간의 마음을 구성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인지 심리학의 하위 연구 영역들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볼 수 있다.

 

1. 신경인지

모든 인지 과정은 뇌와 신경계에서 일어나는 생리 생물적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인지 과정의 특성을 이해하려면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생리적, 생물적, 화학적 특성들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인지 심리학자, 생리 심리학자, 생물 심리학자, 신경과학자는 각자의 분야에서, 또는 공동으로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특성과, 그러한 특성이 특정 인지 과정과 어떠한 관련을 지니고 있는지를 연구한다.

2. 지각

환경의 정보를 인간이 지각하려면 소리를 듣거나, 물체를 보거나, 피부에 닿는 차가운 온도를 느끼는 것과 같은 일정한 강도의 물리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물리적 에너지가 제공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 몸에서 감각 정보를 처리한다. 감각 정보의 통합과 해석을 수행하는 과정을 지각 과정이라고 하며, 지각 연구는 감각, 주의, 의식, 형태 재인 및 기억 등의 과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3. 학습

학습은 일반적으로 지식과 행동이 새로운 경험에 의해 일어나는 비교적 영속적인 변화를 가리킨다. 예컨대 대상의 범주 학습하기, 언어 습득하기, 컴퓨터 사용법 배우기, 자전거 타기 배우기 등이 모두 학습 과정에 의존한다. 최근에 이르러 신경망 연구에서 학습이 강조되고, 인공 지능 및 로보틱스 연구에서 학습의 새로운 모델들이 제시되며, 인지 학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지 심리학은 이 밖에도 주의, 형태 재인, 기억, 언어 이해 및 산출, 문제 해결, 개념적 사고, 추리 및 판단과 결정, 지능과 창의성, 정서와 인지, 사회적 인지, 인지와 발달, 의식 등의 영역과 함께 연구되고 있다.

 

인지 심리학의 방법

인지 심리학의 연구 방법은 다른 자연과학의 경험과학들과 마찬가지로 실험 위주의 전통적 방법론을 사용하며, 인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새로 형성된 다른 연구 방법들을 추가하여 사용한다. 인지 심리학 실험의 일반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방음, 조명 통제 등으로 주변 환경 상황이 일정하게 통제된 실험실에서 피험자에게 컴퓨터 등의 기기를 사용하여 언어 자극, 시각 도형 자극, 청각 자극, 정서적 자극, 문제 상황 자극 등을 제시한다. 이러한 자극 또는 과제에 대한 시럼 참가자들의 반응을 반응키, 음성키, 키보드, 또는 시청각 기기 등을 통해 수집하여, 컴퓨터 등에서 정밀 측정치로 바꾸며, 앞의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계 분석하여 실험 가설을 검증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생리학, 물리학, 기계공학 등과 같은 인접 분야의 실험 연구 방법론과 차이가 희미하다. 그러나 인지 심리학은 기본적 연구 방법의 실시 과정에서 이전의 심리학이나 다른 경험과학의 방법들과는 조금 다른 측면을 강조하여 추가적 기법을 개발했다. 첫째는 심리 시간 분석법이다. 반응 시간이라 불리는 이 방법은 자극 상황이 질적으로 달라짐에 따라 인간의 정보 처리 시간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피험자들에게 여러 인지 과제를 제시하고 과제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일어나는 반응 시간을 측정하여 특정 인지적 심리 구조 또는 과정의 특성을 추론한다. 둘째는 컴퓨터 모의실험 방법이다. 인지 심리학자들은 이론 검증을 위해 실험실 실험을 사용하며, 세부 인지 과정에 대한 연구자의 이론적 구성이 타당한가를 확인하고자 모의실험 방법을 사용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