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명상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
MBSR은 만성병과 스트레스 관련 질병을 가진 환자를 위한 행동의학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마음 챙김 명상 수련에 바탕을 둔 것으로 8주 동안 주당 한 회기씩, 각 회기마다 2.5-3시간 정도 진행하는 집단프로그램이다. 6주째에는 하루 종일 진행되는 마음 챙김 수련 회기가 실시된다. 매일 집에서 45분간 마음 챙김 연습에 관한 숙제 훈련을 해야 한다. 참여자는 특정 질병을 앓는 환자 집단이라기보다 질병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신의 내면 상태의 흐름을 경험하고, 매 순간에 대한 알아차림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로 이뤄진다. 다음은 프로그램의 내용이다.
1) 마음 챙김 훈련 1(건포도 먹기 훈련)
마음 챙김 명상의 첫 번째 훈련이다. 각 참여자들에게 서너 알의 건포도를 주고 그 건포도를 과거에는 한 번도 보지 않았던 것처럼 흥미와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도록 한다. 그러고 나서 건포도의 모든 측면을 천천히 관찰하도록 한 후 손가락으로 만져 촉감을 느끼고, 외면을 살펴보고, 불빛에 비추어도 보고, 귀로 가까이 가져가 빠르게 또는 느리게 비빌 때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도 알아보고, 냄새도 맡아보게 한다. 그런 후에 천천히 입 속에 넣고 어디에서 침이 나와 고이는지 등을 살핀 후 서서히 씹으면서 입과 혀의 반응, 맛과 질감 등을 살피고 삼켰을 때 목구멍에서 일어나는 감각적 느낌까지 온갖 종류의 감각적 경험을 살피도록 한다.
만약 이런 훈련을 하는 동안에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면 판단하지 않은 채 그런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났음을 살펴본 후 건포도 쪽으로 주의를 되돌리도록 한다. 건포도 먹기 훈련은 평소 무엇을 먹을 때 알아차림 없이 건성으로 먹어치웠던 습관이나 또는 어떤 일을 할 때 넋이 빠져 자동 조정 상태로 해왔던 행동들에 대해 마음을 챙겨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일상적 경험에 대한 알아차림 능력의 증가는 다양한 상태에서 일상적으로 해왔던 일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자유를 높여 준다. 참여자들에게 일주일 동안 음식물을 먹을 때 지금 행한 건포도 먹기 훈련처럼 마음을 챙겨 먹도록 권유한다.
2) 마음 챙김 훈련 2(보디스캔 훈련)
눈을 감은 채 바닥에 등을 대고 가만히 눕거나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왼쪽 발의 발가락으로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상체 쪽으로 옮겨 가면서 차례차례 주의의 초점을 둔다. 왼쪽 다리에 대한 살펴보기가 끝나면 오른쪽 다리로 옮기고 이어 몸통, 팔, 어깨, 목, 얼굴, 머리로 주의를 옮긴다. 각 신체 부위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어떤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말고 오직 열린 마음과 호기심을 가진 채 지금 이 순간 나타나는 감각만을 소박하게 살펴본다. 만약 지금 부위에서 어떤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오직 감각이 없다는 것만 알아차리면 된다.
보디스캔은 주의의 방향을 잡게 하고, 주의가 다른 데서 방황하고 있음을 알아차리면 현재의 집중 대상으로 되돌아오게 하고, 관찰되는 경험이 즐겁든 즐겁지 않든 열린 마음으로 호기심을 갖고 받아들이게 한다. 보디스캔이 끝난 직후 몇 가지 공통적인 경험들을 질의한다. 여기서는 어떠한 판단도 하지 않은 채 나타나는 경험이 어떤 것이든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틀린 것이야’, ‘흥미와 호기심을 갖고 바라봐’, ‘공상이 떠올랐군, 보디스캔 쪽으로 주의를 되돌려야겠군’ 등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이 좋다.
3) 마음 챙김 훈련 3(정좌 명상)
의자나 방석 위에 앉아 마음을 각성한 채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등은 똑바로 펴서 머리와 목과 등뼈가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눈은 가볍게 감거나 아래쪽을 응시한다. 처음에는 숨 쉬면서 코와 목과 하복부에 일어나는 운동에 주의를 집중한다. 마음이 호흡 집중에서 벗어나 흔들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흔들림을 알아차리자마자 호흡으로 주의를 되돌린다. 몇 분이 지나면 주의의 초점을 호흡에서부터 점차 신체감각 쪽으로 옮긴다. 참여자는 비록 불쾌한 감각이 일어나더라도 판단하지 말고 이를 조용히 수용하면서, 호기심과 흥미를 유지한다.
만약 몸이 불편하여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움직이지 말고 고통 자체를 수용하면서 꼭 움직여야 하겠다고 생각되면 움직이려는 의도, 움직일 때의 동작, 그리고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감각의 변화까지 하나하나 알아차리도록 한다. 다음으로 주변 환경에서 발생하는 소리나 냄새와 같은 외부 자극을 마음 챙겨 수용하는 연습을 한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때 소리의 질과 크기. 소리가 지속되는 시간과 소리와 소리 사이의 침묵에 대해 알아차리도록 하고, 풍겨오는 냄새의 질과 강도 등에 관해 어떤 판단과 분석 없이 순수하게 알아차리도록 한다. 다음으로 외부 환경에서 오는 자극으로부터 주의의 초점을 감정이나 생각으로 옮겨간다. 의식 세계에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생각이나 감정을 관찰한다. 생각에 깊이 빨려 들지 말고 잠깐 동안 그 생각의 내용에만 주목하며 그 생각이 떠올라 전개되다가 사라져 가는 것을 살펴본다.
자신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분노, 수치, 욕망과 같은 감정이 떠올랐음에 먼저 주목하고 이 감정과 연관되는 생각이나 감정의 전개 과정에 대해 주목한다. 마지막 단계에는 자신의 의식세계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무엇이든(신체감각, 생각, 감정, 소리, 냄새, 욕망 등) 살펴보고 이런 것들이 떠올랐다가 바뀌다가 드디어는 사라지는 것을 살펴보면서 정좌 명상을 끝낸다.
4) 마음 챙김 훈련 4(하타요가)
신체의 움직임, 스트레칭, 특정 자세 유지와 같은 동작을 하는 동안 신체 동작, 균형, 감각 등에 대해 세세하게 마음 챙김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마음 챙김 하타요가는 하나하나의 동작을 행하는 동안 신체나 호흡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과 함께 동작 능력의 한계도 살피고, 그 한계 밖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마음을 챙겨야 하며, 목표이상 더 나아가려고 애쓰지 말도록 끊임없이 살핀다. 하타요가는 수련하면서 힘과 유연성이 점진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명상이지 단순히 신체운동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하타요가는 비판단적인 관찰과 몸의 상태를 알아차리게 하는 수행 기회를 제공한다.
5) 마음 챙김 훈련 5(걷기 명상)
걷는 동안 신체 감각과 균형에 주의의 초점을 둔다. 눈은 정면을 향하고 되도록 발 쪽으로 내려다보지 말아야 한다. 몸을 움직일 때, 다리를 들어 올릴 때, 신체의 균형을 잡을 때 발과 다리의 움직임과 감각 등에 주의의 초점을 둔다. 다른 종류의 명상처럼 마음이 바깥으로 빠져나가 방황하고 있을 때 부드럽게 걷는 감각 쪽으로 주의를 돌리도록 한다. 보통 매우 느린 속도로 걷기 시작하여 익숙해지면 보통 정도의 속도나 좀 빠른 속도로 행한다. 일반적으로 이 명상은 방안을 가로질러 왔다 갔다 하면서 특정 도착 지점을 정하지 않고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발과 다리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초점을 두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걷는 동안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감각으로 주의의 초점을 확대해 나간다.
6) 마음 챙김 훈련 6(일상생활 속에서 알아차림)
세수할 때, 청소할 때, 밥을 먹을 때, 운전할 때, 쇼핑할 때와 같은 일상생활 속의 여러 활동에서 마음 챙김 수련을 응용할 수 있다. 매 순간 알아차림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은 즐거움 속에서 일에 몰입하는 능력을 키워 줄 뿐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잘 알아차리고 잘 다루어 나가는 능력 또한 함양할 수 있다. 참여자는 하루 한가지씩 유쾌한 사건을 주목하여 기록하고, 이 사건과 관련되는 생각, 감정, 감각, 불쾌와 관련된 심리적 현상을 알아차려 습관적인 반응 패턴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