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없이 일만 하면 나타나는 증상

휴식 없이 일만 하면 나타나는 증상

명절은 무엇보다도 잠깐이나마 일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을 재정비하는 기간입니다. 하지만 이런 명절에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거나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일중독입니다.

일중독증(워커홀릭)이라고도 불리는 이 일중독증후군은 가족이나 고향 친구보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를 더 중시하고 집안 행사도 자신이 하는 일에 방해가 될 것 같아 귀찮아합니다. 자신과 가족의 욕구를 제쳐둔 채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직장이나 일이 사라진 순간 몰려올 공허감은 상상 이상이다. 매 순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가정이나 인간관계의 틈을 매우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고독한 시간을 맞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직장인이 자신의 의지로 일에 매달린 게 아닐 수 있다. 가족들과 더 잘 살기 위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 게 일중독증이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일중독증이 되는 현상을 ‘슈퍼직장인 증후군’이라고 한다. 과잉적응 증후군과 달리 마음속에 있는 불안과 공포 때문에 일에 더 신경 쓰는 경우이다.

이들은 누군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일을 붙들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일에 빠져서 만족감을 느끼는 워커홀릭과 다른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밀려나지 않으려 많은 일을 떠안는 사람들에게는 신체적인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늘 피고 하고, 일할 때 두통이나 통증도 자주 생기고, 업무 집중력도 떨어져 실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극심한 피로나 수면장애, 두통, 각종 통증, 집중력 및 기억력 감퇴, 소화장애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일상적인 증상이 많아 초기에는 가볍게 생각하지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고 정신적 스트레스나 압박감도 함께 찾아올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증후군이 보이면 검사와 상담을 받고, 검사 결과에 따라 약물 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는 게 좋다. 또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도 만성피로 증후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휴식은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다. 휴식 없이 일만 한다면 각종 신체적 정신적 증후군을 앓을 위험이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현대인이 마주하기 쉬운 증후군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을 겪는다. ‘웃는 얼굴 뒤에 숨겨진 우울증’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증후군은 우울증을 숨기고 웃을 수밖에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발병될 수 있습니다.

늘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의 특성상 어떤 고객이든 무슨 상황이든 웃어야 하지만 마음속 온갖 감정을 억 누리기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 증후군이 심해지면 자살을 시도하게 될 수도 있고, 그대로 방치하면 ‘정신 가출 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증후군을 얻을 수도 있다. 회사도 집도 다 팽개치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는 충동이 계속되는 것이다.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을 극복하려면 우선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당당히 거절할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또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나 운동을 시작하고, 과중한 업무에서 떠나 여행을 떠나는 등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마음을 터놓고 도움을 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최후의 수단은 전문의에게 상담 받고 약물치료에 들어가야 합니다.

입사 초년에 있는 직장인들이 겪는 증후군으로는 ‘파랑새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한 직장에 안주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직장인을 가리키는 말로 많이 사용되는데,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허황된 꿈을 꾸는 현상을 말한다.

벨기에의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가 쓴 동화 ‘파랑새’에서 따온 이름이다. 동화 속 주인공들은 파랑새를 찾기 위해 험난한 여행을 하는 꿈에서 깬 다음 그토록 찾던 파랑새를 집 안에서 찾게 되는데. 이 내용을 요즘 현실에 비유한 것이다.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학력 수준과 맞지 않는 ‘하향지원’을 하거나, 전공과 적성보다는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묻지 마 지원’을 한 신입사원일수록 파랑새 증후군을 더 잘 겪는다고 발표했다.

이 증후군을 겪는 사람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해 불만 가득한 나날을 보내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국 회사에도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직장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 실천해 보는 게 좋다.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 일에 대한 재미를 찾고, 목표를 공유하고 성장을 자극해 줄 사람을 찾으며, 직장에서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동료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현대인이 겪게 되는 각종 증후군들은 바쁜 사회 속에 적응하면서 나타나게 된 ‘마음의 병’이다. 남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과 조금 다른 삶을 살게 되면 패배자가 될 것이라는 공포가 계속 사람들을 떠밀고 있다.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고 모두의 재능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된다면 이런 증후군들에 덜 시달려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잠시 멈춰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때 비로소 보이는 정말 소중한 것들을 챙기라는 게 어쩌면 나에게 던지는 교훈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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